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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매지컬

큐티핑크

미츠루기의 두근두근 대모험!

By.Waffle


 

제1장 마법소녀의 탄생

 

어느 등굣길. 미츠루기는 팔뚝만한 스틱을 발견했다. 광택이 도는 흰색 몸체에 한쪽 끝에는 삼단 프릴로 장식된 주먹만 한 붉은 보석이 달려있었다. 아마도 변신소녀 장난감 같았다. 유치한 디자인이지만 물건을 잃어버린 아이는 분명 속이 타고 있겠지. 바른 생활 소년이었던 미츠루기는 경찰서에 맡기기 위해 스틱을 집었다.

 

“마법 소녀 매지컬 큐티 핑크♥ 변신!”   

 

눈부신 빛이 스틱에서부터 뻗어 나와 온 몸을 감쌌다. 피부 위로 빛이 기어가며 지난 자리마다 붉은 옷감이 피어났다. 발등은 리본이 장식된 핑크색 부츠로 덮였고 흰 허벅지 사이로 주름 잡힌 치맛자락이 아슬아슬하게 나부꼈다. 가는 허리를 감싼 검은색 코르색 위, 아직 넓어지려면 먼 소년의 앙상한 가슴에는 커다란 로즈골드색 브로치가 자리 잡았고, 얇은 목에는 섬세한 세장의 프릴이 팔랑거렸다.

 

길 가던 행인 몇몇이 미츠루기를 보며 수근 거리며 지나갔다. 미츠루기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팔은 제멋대로 스틱을 휘둘렀고 입에서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말이 토해졌다. 몸은 아직도 변신 포즈를 취한 채로 뻣뻣하게 굳어있었다. 곧 친구들도 올 건데 이게 무슨 일이지. 미츠루기가 몸을 움직이려 애쓰고 있을 때 머릿속에서 새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눈을 떴군요! 매지컬 큐티 핑크♥」

“제발. 꿈이라면 일어나고 싶다....”

「꿈이 아니라 현실이에요. 나는 마법의 나라에서 온 매지컬 핑크스틱♥ 나와 계약해서 마법소녀가 되어주세요!」  

“안 돼.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 없이 계약을 할 수 없어. 그리고 난 소녀도 아니라고.”

예상치 못한 상태에 당황해 있었으나 미츠루기는 똘똘한 아이였다. 정신을 차린 소년은 머릿속의 목소리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혀를 차는 작은 소리가 들렸다.

 

「까다로운 꼬맹이네.」

“지금 뭐라고 했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내 말은 당신의 머릿속에만 들리는데 날 어떻게 고발할 건가요? 계약내용부터 들어보지 그래요. 당신에게 나쁜 조건도 아니라고요♥」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강제하고 있으면서 악조건이 아니라는 믿을 수가 없는데. 일단 말해보기나 해.”

「아주 먼 우주에 매지컬 미라클 스타라는 별이 있어요. 그 별은 지구에서 온 꿈과 희망으로 이루어진 마법의 별이에요. 하지만 꿈과 희망을 갖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별은 붕괴 위기에 빠졌어요. 고민 끝에 장로들은 우리 매직스틱을 지구로 파견해서 지구에 끔과 희망을 다시 샘솟게 하기로 했어요♥」   

“그건 좋은 일인데. 자원봉사 하는 거야?”   

「아뇨. 그렇게 나이브한 일로는 별을 지탱할 수가 없어요. 한창 꿈 많을 시기의 소년소녀들. 소녀 쪽이 좀 더 좋긴 하지만 소년 쪽도 나쁘지 않죠. 그들을 마법소녀로 임명해서 스틱을 놓고 서로 싸우게 하는 거예요♥」  

“뭐?”

「모든 스틱을 모은 최후의 승자에겐 소원을 하나 이루어지죠. 소원을 위한 마법소녀들 간의 격돌! 그 사이에 피어나는 꿈과 희망으로 세상은 더욱 더 빛나겠죠♥」   

“꼭 그 방법 밖에 없는 거야? 국제기구에 솔직하게 말하고 협조를 구하면 되잖아.”

「무슨 소리. 마법의 실체가 밝혀지면 꿈과 희망은 더 빠르게 사라질 거라고요♥」

“나는 빠질래. 그런 별이라면 멸망해도 싸. 그러니 그만 풀어줘.”

 

미츠루기는 스틱에게 화를 냈다. 소원을 이뤄준 다는 조건도 탐나지 않았다. 갖고 싶은 건 용돈을 모아서 사면되고, 변호사의 꿈은 노력으로 이뤄낼 거다. 아주 잠시, 좋아하는 아이의 동그란 눈동자가 지나쳐 갔지만 고백도 직접 하고 싶었다. 설령 차여서 다시는 친구조차 할 수 없어진다고 해도 남의 힘을 빌리는 건 싫었다. 미츠루기의 완고함을 들여다본 스틱이 소름끼치는 웃음소리를 냈다.  

 

「늦었어요. 벌써 다른 마법소녀가 습격해왔네요. 살아남고 싶으면 싸우세요. 매지컬 큐티 핑크♥」

 

미츠루기의 발이 저절로 공중을 뛰었다. 간발의 차로 무언가가 지나쳐 방금 서 있던 자리를 움푹 패게 했다. 아스팔트 위에서 꿈틀거리는 그것은 야하리가 휘갈긴 낙서처럼 보였으나 생생한 입체로서 살아있었다. 야하리. 그러고 보니 만날 때가 됐는데. 미츠루기는 낙서가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와하하하! 크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마법소녀 매지컬 패션 오렌지☆ 야하리 마사시님 이 몸 등장이시다!”

 

전봇대 위에서 서서 한껏 폼을 잡고 있는 건 분명 야하리였다. 머리 위에는 조그만 노란 베레모. 가슴에는 미츠루기와 색만 다른 리본과 브로치가 달려있었고, 검은 테일 베스트의 긴 자락이 귀엽게 부푼 호박바지 아래까지 펄럭였다. 옆의 다른 전봇대에는 나루호도도 덜덜 떨고 있었다. 나루호도의 변신복장은 야하리같은 바지는 아니었고 색만 다를 뿐 미츠루기와 비슷한 파란색 원피스였다.

“마법소녀 매지컬 샤인 블루♬ 아 이거 내가 말하려고 한 거 아냐.”

“나루호도, 야하리. 너희도 마법소녀가 됐구나.”

“당연하지. 난 갖고 싶은 게 아주 많거든. 내가 원하는 다 들어달라는 소원을 빌 거야. 한정판 건담도 내거고, 초밥세트랑 그라탕이랑 스테이크랑 맛있는 건 다 먹을 거고, 류미랑 사귀도 미치코랑도 사귀고 코토리랑도 사귀고 리나 랑도 또, 또....”

“저렇게 막무가내인 소원도 이뤄주는 거야?”

미츠루기는 스틱에게 말을 걸었다.

「글쎄요. 이뤄지는 소원의 크기는 마법소녀가 품는 끔과 희망에 비례해요. 희망이 크다면 그만큼 이뤄질 수 있는 소원도 굉장해지겠죠♥」

“그럼 만약에 나쁜 마법소녀가 재앙을 바란다면 그것도 이뤄질 수 있어?”

「지구가 멸망하는 건 우리도 곤란하지만 적당한 규모의 학살이라면 가능해요♥」  

“....”

「나쁜 꿈도 꿈이니 차별할 수 없죠. 마법소녀 끼리의 경쟁은 치열하니 대가를 지불하는 건 당연하잖아요?」   

새된 목소리가 거슬렸다. 미츠루기는 아직 손에 들려있는 스틱을 강하게 쥐었다. 마법소녀는 스틱을 줍기만 하면 된다. 마법소녀를 그만둬 버리면 어떤 누가 스틱을 갖게 되고, 모든 스틱을 모았을 때 무슨 소원이 이뤄지는 지도 알 수 없다. 싸워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야하리. 소원을 다른 걸로 바꿀 생각 없어?”

“싫어. 나는 알라딘의 요술램프도 그렇고 소원이 한정 되어 있는 이야기가 제일 싫었다고. 내가 스틱을 다 모으면 겸사겸사 네 소원도 이뤄줄 테니까 협력해. 미츠루기.”

“그럴 수 없어. 너는 내가 저지한다.”

“너희 싸우는 거야?”

“거기 있어. 나루호도.”

 

나루호도의 능력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녀석이니 섣불리 움직이지는 못하리라. 미츠루기는 이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을 야하리를 향해 도약했다. 그의 의지에 따라 스틱이 번쩍이며 빛나는 붉은 검으로 변했다. 야하리는 뛰어오르는 미츠루기를 보고 씩 웃으며 커다란 노란 붓처럼 생긴 스틱을 공중에 휘둘러 새로운 그림을 그려냈다.

 

 


 

제2장 살아남아라. 마법소녀!

 

미츠루기는 야하리가 날려 보내는 얼굴들을 칼로 쳐내고 일부는 디딤대로 써서 야하리에게로 도약했다. 미츠루기가 멀쩡히 자신 근처까지 점프해 오자 야하리는 재빨리 붓을 놀려 방패를 그려냈다. 하지만 미츠루기 쪽이 먼저였다. 야하리는 스틱을 향해 칼을 내리 꽂는 미츠루기를 아슬아슬하게 피했고 전봇대에서 떨어졌다. 히익! 야하리는 비명을 질렀으나 아직 자신의 붓에 그림이 매달려 있다는 걸 깨닫고 정신없이 손을 휘둘렀다. 엉망인 그림 위로 야하리의 몸이 떨어졌다. 한숨을 내쉬려는 차, 전봇대 위에 선 미츠루기가 다시 야하리를 향해 칼을 치켜들고 뛰어들었다. “야, 타임!” 야하리는 미츠루기를 피해 옆으로 뒹굴며 붓을 이리저리 그었다. 구불구불한 선이 붓 끝에서 미츠루기를 향해 뻗어 나왔다, 미츠루기는 칼로 선을 베어냈으나 숫자가 너무나 많다. 미츠루기는 그만 머리만 내놓은 채로 꽁꽁 묶이게 됐다.

 

“스틱을 내놔 미츠루기.”

“네가 날 풀어야 줄 수 있을 거 같은데.”  

미츠루기는 한쪽 눈썹만 치켜떴다. 너무 꽉 매 놨다. 야하리는 머리를 싸맸다. 야하리는 한 번에 선을 풀어내려고 했으나 묶이면서 엉켜버렸는지 도무지 풀리지 않았다. 한 올, 한 올. 야하리가 조심스럽게 선을 푸는 동안 나루호도가 비틀비틀 전봇대에서 내려 올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어느 정도 선이 줄어들었을 때 안쪽에서 빛이 비치더니 선이 두 쪽으로 베어져 버렸다.

 

“너 치사해!”

야하리가 빽 소리를 질렀다. 근접하고 있던 미츠루기의 칼을 막기에는 너무 늦었다. 야하리의 스틱은 손에서 튀어나와 저만치 까지 날아가 버렸다. 스틱이 땅에 떨어진 순간 변신이 풀려 야하리는 평범한 란도셀을 맨 모습으로 돌아갔다. “쳇.” 볼을 잔뜩 부풀린 야하리를 뒤로 하고 미츠루기가 스틱으로 눈을 돌릴 때였다. 검은 형체가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

“무르군요. 당신.”  

안경을 쓴 그들 또래의 아이였다. 혼혈인지 그을린 피부와 푸른 눈동자가 돋보였다. 검은색 고딕풍 드레스를 입은 아이는 영락없는 소녀로 보였으나 왼쪽 귀 아래에서 살짝 꼬여 있는 짧은 백금발은 소년 같기도 했다.

 

“안 돼. 저 둘이 승부해서 결정난거야.”

“겁쟁이는 빠지세요.”

가까이 있던 나루호도가 아이에게로 달려들었다. 스틱은 손 안에서 푸른 방패로 변했다. 야하리의 스틱을 품에 넣은 아이도 자신의 스틱을 꺼냈다. 아이의 주변에 보라색 안개가 피어올라 나루호도를 덮쳤다. 눈과 목이 따끔하고 온몸이 조금씩 갉아 먹히는 거 같다. 나루호도는 정신없이 방패를 휘둘렀다. 아이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으나 방패의 궤적이 지나간 자리는 안개가 사라져 있었다. 상성이 좋지 않다. 아이는 도망치려 했으나 날카로운 칼날이 날아 들어왔다. 미츠루기가 엄호하러 왔다.

 

안경이 흘러내렸으나 고칠 틈이 없었다. 아이가 인상을 쓰며 손짓하자 주변에 흩어져 있던 보라색 안개가 모여들어 여러 개의 구체가 됐다. 나루호도와 미츠루기는 몸을 긴장시켰으나 구체가 향하는 방향은 다른 곳이었다.

 

“야하리!!!”

둘은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야하리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구체를 보고 굳어있었다. 나루호도가 방패를 던져 구체를 부셨다. 바닥으로 떨어진 방패는 빛을 깜빡깜빡하더니 스틱으로 변했다. 동시에 나루호도의 변신도 풀렸다. 야하리가 허겁지겁 나루호도의 스틱을 집어 들었으나 한번 자격을 잃으면 변신할 수 없는 지 아무리 민망한 대사를 외쳐도 스틱은 무반응이었다. 야하리는 입술을 깨물었고 스틱을 회수하러 왔던 나루호도의 표정도 절망적으로 변했다.  

 

“나 도움을 청하고 올게! 나루호도 너도 가자!”

“어서 야하리랑 같이 가.”

미츠루기는 혼자 아이를 상대하고 있었다. 안개는 베어도, 베어도 사라지지 않았다. 나루호도의 방패가 없어선지 독의 효과도 더 확실히 나타났다. 미츠루기의 옷자락은 이미 너덜너덜해졌고 피부도 옅게 부어오르고 있었다.

 

“그치만!”

“나루호도! 빨리!!!”

이대로 가면 다시 위험에 쳐하게 된다. 야하리가 옷을 잡아당겼지만 나루호도는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아이는 그들의 회화가 재밌기라도 한지 안경을 고쳐 쓰며 미소 지었다. 미츠루기는 스틱이 아니라 아이의 몸을 노리는 자세를 취했다. 나루호도가 아직도 꾸물거리는 지 등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솔직히 조금 두려웠으나 막을 수 있는 건 자신뿐이다. 마지막일지도 모른 다는 생각에 입이 저절로 열렸다. 쭉 간직하고 있던 마음이었다.

 

“좋아해.”

“지난 발렌타인 때 내 초콜릿을 솔직히 전해준 이후부터 너에게 관심이 갔어. 친구가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남자애면서 징그럽지? 자 이제 어서 가.”

등을 돌리고 있어서 나루호도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볼 수 없는 게 다행이다. 미츠루기는 거대한 보라색 구체가 날아오는 걸 상관하지 않고 아이를 향해 겨눈 칼을 멈추지 않았다. 그때 고함소리와 함께 뒤에서부터 무언가가 달려왔다.

 

“나도 널 좋아해. 미츠루기. 처음부터 마법 같은 거 필요 없던 거야. 내 소원은 이루어져 있었으니까.”

웃는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나루호도는 맨몸으로 구체를 끌어안고 옆으로 굴렀다. 피시식 타는 냄새와 소리, 신음이 들렸다. 안 돼. 미츠루기의 칼끝이 흔들렸고 아이도 당황했는지 안개가 흐트러졌다. 쓰러진 나루호도에게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제3장 최종화. 사랑을 그 가슴에.

 

「저건! 매지컬 미라클 스타에선 오래전에 사라져 버렸다는 사랑의 빛!!!」

 

전투가 시작한 후로 쭉 조용했던 스틱의 목소리가 들렸다. 스틱은 미츠루기의 손에서 빠져나와 공중으로 떠올렸다. 야하리와 아이의 스틱도 마찬가지였다. 하늘이 확 밝아지더니 위엄 찬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들리나요. 난 매지컬 미라클 랜드의 여왕이에요. 사랑. 그건 우리들이 받아들이는 법을 잊어버린 에너지. 방금 전 스틱과 연결 됐던 마법소녀들의 파워 오브 러브로 사랑 에너지식이 다시 우리들에게 구축됐어요. 별을 구할 수 있는 에너지가 다 찼으니 스틱은 그만 회수에 가려고 해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마법소녀들~』

“잠깐 내 소원은...!”

『도중에 중단됐으니 무효가 되겠죠? 꿈과 희망, 사랑을 언제까지나 간직해가도록 하세요~』

“말도 안 돼. 이런 게 어디 있어!”

 

아이의 절규를 뒤로 하고 스틱은 저 하늘 위로 사라져 버렸다. 미츠루기와 아이의 변신도 풀렸다. 빛과 목소리도 사라지고 바닥에 쓰러져 있던 나루호도가 몸을 일으켰다. 미츠루기와 야하리는 나루호도에게로 달려갔다.  

 

“나루호도! 괜찮아?”  

“응. 이제 안 아파.”

“다행이다.”

“사람 놀래지 좀 마라. 죽은 줄 알았잖아.”

안도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이는 서로를 살피는 세 친구를 노려보았다. 안경은 번뜩이고 손등에는 무시무시한 힘줄이 붉어져 있었다.

 

“...전 그만 물러나도록 하죠. 인연이 있다면 다음에 또 볼 수 있겠지요.”

“응?”

고개를 돌렸을 때 아이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이젠 마법도 없는데 빠르기도 하다. 아이들은 아무도 없는 허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뭐였지. 저 녀석 이름도 못 들었네.”

“앗, 진짜. 나 공격한 거 갚아줬어야 했는데. 참 그리고 또. 니들 서로 좋아했어?”

야하리가 이죽이자 나루호도와 미츠루기의 얼굴이 새 빨개졌다. 급한 상황이라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차였다.

 

“니들 이제 사귀는 거야? 반 애들한테 빨리 알려줘야겠다.”

“하, 하지 마!”

얼레리 꼴레리~ 혀를 날름거리는 야하리를 나루호도가 사색이 돼서 붙잡으려 했다. 미츠루기도 창백한 얼굴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학교는?”

“으악 지각이다!”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울려 골목길에 울려 퍼졌다. 먼 우주 너머의 별이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났다거나 말았거나 일단 학교는 가야했다. 세 소년들은 꿈과 희망과 사랑을 작은 가슴 속에 품고 달리기 시작했다. 나루호도와 미츠루기의 손가락 끝이 살짝 맞닿았다 떨어졌다. 야하리 몰래 눈짓을 주고받은 둘은 숨을 죽여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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